조선업 이야기

조선업에서 AI가 설계 변경 요청을 자동 반영할 수 있을까

kunda79 2025. 7. 22. 10:23

조선업이 설계 변경 과정에서 겪는 고질적인 비효율성

조선업은 선박을 제작하는 데 있어 수많은 설계 변경을 거치는 산업이다. 설계는 초기 계약 당시의 사양에 따라 작성되지만, 실제 제작 과정에서는 선주사의 요구 사항 변경, 규제 변화, 협력업체의 공급 상황에 따라 수시로 수정된다.

조선업은 이러한 변경 사항을 기존 설계에 반영하고, 관련 도면과 시방서, 물량 산정표까지 전반적으로 갱신해야 하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시간과 인력이 투입된다.

조선업이 AI를 통해서 설계 변경 요청이 가능할까.

 

 

조선업이 설계 변경에 드는 비용은 선박 건조 비용의 5퍼센트에서 10퍼센트에 이를 정도로 크고, 작업 공정이 진행된 이후에 변경이 반영될 경우 재작업이나 스크랩이 발생해 손실은 더욱 커진다. 조선업은 특히 설계팀과 생산팀, 조달팀 간의 협업 구조가 복잡하게 얽혀 있어, 변경된 내용이 즉시 전체 조직에 공유되지 않으면 실수가 발생할 가능성도 높다.

이러한 구조적 비효율성은 조선업이 기술적으로는 고도화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설계 변경이라는 단일한 과정에서 전체 일정과 품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러한 현실은 조선업이 설계 변경을 보다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도구를 필요로 하게 만들었고, 그 해답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는 기술이 바로 인공지능이다.

조선업은 AI가 기존 설계 데이터를 학습하고, 변경 요청이 들어왔을 때 그 영향 범위를 자동으로 분석해 도면을 수정하고 시스템에 반영할 수 있는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CAD 소프트웨어의 자동화 기능을 넘어서, 설계 변경 전체 프로세스를 지능적으로 통합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다.

 

조선업이 AI를 활용해 설계 변경 요청을 처리하는 방식

조선업이 인공지능 기술을 설계 변경에 도입하는 방식은 크게 세 단계로 구성된다.

첫 번째는 설계 데이터의 구조화이다. 조선업은 기존에 DWG, PDF, EXCEL 등의 다양한 형식으로 흩어져 있던 설계 문서들을 AI가 학습할 수 있는 형태로 구조화하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각 도면의 구조, 요소 간의 관계, 단위와 재료의 의미 등을 메타데이터로 정리하고, 이 정보를 바탕으로 AI가 ‘도면 언어’를 이해하도록 훈련시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변경 요청을 자연어로 이해하고 설계 요소에 연결하는 기술이다. 조선업은 선주사로부터 '선미 구조 보강이 필요하다'는 문장을 받으면, AI가 이를 도면상에서 '해당 블록의 판재 두께 조정', '보강재 추가' 등의 항목으로 자동 매핑해 설계 변경이 필요한 부위를 추출할 수 있게 만든다. 이는 조선업이 AI에게 단순 지시가 아닌, 설계적 의도를 이해시키는 수준으로 진입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마지막은 설계 반영과 도면 자동화 단계이다. AI는 변경된 설계 항목에 따라 기존 도면을 수정하고, 관련된 배관 설계, 케이블 트레이, 공기 덕트 배치까지도 자동으로 재조정하는 알고리즘을 활용한다. 조선업은 이러한 시스템을 통해 과거에는 며칠이 걸리던 설계 반영 작업을 단 몇 시간 안에 끝낼 수 있게 되었고, 이는 생산팀의 작업 일정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조선업이 AI 기반 설계 자동화 시스템을 실제로 구현하고 있으며, 이는 이미 일부 글로벌 조선소에서 실증 단계를 거치고 있는 현실적인 기술이다.

 

조선업이 AI 기반 설계 자동화로 얻는 실질적인 효과

조선업이 인공지능을 통해 설계 변경을 자동 반영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면서 가장 크게 얻는 효과는 일정 안정성과 비용 절감이다. 조선업은 그동안 설계 변경이 발생할 경우 수작업으로 도면을 열람하고, 연관 도면과 비교하며, 조정 사항을 여러 부서에 공지하는 복잡한 과정을 반복해 왔다. 이 과정에서 정보 누락이나 적용 지연이 잦았고, 이는 생산 과정에서 품질 문제나 재작업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AI가 설계 변경의 영향을 빠르게 분석하고, 변경된 설계를 다른 공정에 자동으로 공유하게 되면, 조선업은 전체 공정의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생산팀은 실시간으로 최신 도면을 확인할 수 있으며, 구매팀은 변경된 자재 정보를 즉시 반영할 수 있고, 협력업체는 자사에 해당하는 범위의 변경 사항만 필터링해서 전달받을 수 있다.

조선업은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부서 간의 정보 불일치 문제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또한 조선업은 AI가 수많은 변경 사례를 학습함으로써, 향후 유사한 상황에서 어떤 방식의 변경이 비용과 시간 측면에서 가장 효율적인지를 제안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부재를 변경할 경우 과거에 발생했던 비용, 재작업 횟수, 납기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를 기반으로, 조선업은 의사결정을 더욱 전략적으로 할 수 있다. 이는 단순한 자동화가 아닌, 설계 전략 수립에 AI가 참여하는 구조로 진입한 것이다.

 

조선업이 AI와 함께 설계 프로세스를 어떻게 재구성해가고 있는가

조선업은 AI를 단순한 도면 수정 도구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서, 설계 전체의 구조를 재구성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조선업은 이제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각 설계 요소가 변경 가능성과 연관된 리스크를 포함한 데이터로 구성되도록 모델링하고 있다.AI는 이를 바탕으로 각 설계 항목의 유연성, 영향도, 변경 비용 등을 예측하고, 설계안을 점수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조선업이 ‘수정하기 쉬운 설계’를 목표로 구조를 바꾸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설계 변경이 잦은 현실에서, 처음부터 유연한 구조를 갖춘 설계를 만들어두면, 이후의 변경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선업은 이 과정을 통해 설계 품질과 대응 속도, 그리고 전체 프로젝트의 납기 안정성까지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더 나아가 조선업은 AI를 통해 설계 변경 시뮬레이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선체 형상을 일부 조정했을 때, 무게중심이 어떻게 변하는지, 배관 경로에 충돌이 발생하는지, 또는 특정 기기와의 간섭이 발생하는지를 AI가 미리 계산해 보여준다. 조선업은 이를 통해 설계 변경이 갖는 후속 파장을 사전에 파악하고, 더 나은 대안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

결국 조선업은 설계 변경이라는 오랜 과제를 인공지능 기술과의 결합을 통해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 변화는 단순히 기술적 진보에 그치지 않고, 조선업의 프로젝트 운영 방식, 조직 간 협업 구조, 고객 대응 전략 전반에 영향을 주는 대전환이라 할 수 있다. 앞으로 조선업은 AI 기반 설계 자동화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변화하는 요구사항에 기민하게 대응하며, 한층 더 전략적이고 유연한 산업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