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이야기

조선업의 의장직과 선행직의 차이, 어디가 더 힘들까

kunda79 2025. 7. 4. 04:00

조선업에서 ‘의장직’과 ‘선행직’이란 무엇인가

조선업에서 ‘의장직’과 ‘선행직’은 선박 건조 과정에서 가장 핵심적인 실무 직무입니다. 이 두 직무에는 역할과 담당 시점, 요구되는 기술이 뚜렷하게 다르며, 조선소 내 거의 모든 공정에서 이들의 협업이 매우 중요합니다. 먼저 ‘선행직’은 강재를 가공해 선박의 외형인 블록을 제작하고, 이를 도크에 옮겨 용접하고 조립하는 역할을 수행하게 됩니다. 다시 말해, 선박의 구조적 뼈대를 만드는 것이 선행직의 주요 업무입니다.

조선업 의장직과 선행직 중 더 힘든것은.

선체가 완성되면 비로소 의장 작업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선행 공정은 선박 제작의 출발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의장직’은 조립이 끝난 선체 내부에 각종 장비, 설비, 배관, 전기 계통 등을 설치하고 완성도를 높이는 작업을 담당합니다. 이 과정은 선박의 실질적인 운항 기능을 구현하는 단계로, 펌프, 환풍기, 스프링클러, 조타 장치, 생활 공간의 침대나 주방 설비까지 모두 의장직의 손을 거칩니다. 또한, LNG선처럼 특수 목적의 선박일 경우 극저온 탱크, 단열 시스템, 가스 누출 방지 장비 등 고급 설비까지 포함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의장직은 정밀성과 숙련도가 특히 요구되는 고기술 직무로 인식됩니다.

이처럼 조선업에서 선행직과 의장직은 시공 순서상 전·후를 나누지만, 실제로는 상호 긴밀하게 연결된 파트너 관계입니다. 예컨대 선행직이 블록 조립 시 배관이나 설비의 설치 공간을 충분히 확보하지 않으면, 후속 의장 작업이 차질을 빚게 됩니다. 따라서 각 직무는 자신만의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전체 건조 공정을 원활히 연결시키기 위한 협업 능력과 소통력이 필수입니다. 실질적으로 조선소에서는 매일 아침 선행·의장 간 회의가 진행되며, 공정의 연속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한 조율이 이뤄집니다.

 

조선업 선행직: 강철을 다루는 체력의 기술자들

선행직은 조선업에서 가장 육체적으로 힘든 직무로 알려져 있습니다. 강재 절단, 가공, 용접, 도크 조립 등 대부분의 작업이 고열, 고중량, 고소작업과 관련돼 있어 체력 소모가 매우 큽니다. 특히 도크 조립 단계에서는 수백 톤의 블록을 크레인으로 운반하고, 정밀한 위치에 맞춰 용접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이 많습니다. 여름철 도크 바닥 온도는 50도 이상까지 치솟기도 하며, 용접 시에는 작업복 속에서 땀이 쏟아지듯 흐르는 것이 일상입니다. 이런 환경에서 작업을 지속할 수 있으려면 강한 체력과 숙련된 기술, 그리고 안전 의식이 모두 필요합니다.

선행직은 크게 강재 가공직, 용접직, 도크 조립직 등으로 나뉩니다. 강재 가공직은 도면에 따라 철판을 자르고 성형하며, 용접직은 블록 간 결합을 담당합니다. 도크 조립직은 완성된 블록들을 실제 선형대로 이어붙이는 작업을 하며, 블록 사이 간극이 1mm라도 틀어지면 전체 선체가 휘어질 수 있어 극도의 정밀함이 요구됩니다. 이들은 도면 해독, 크레인 신호, 측량 기기 사용, 고소 안전대 착용 등 다양한 기술과 장비를 종합적으로 활용해야 합니다.

또한 선행직은 조선소의 공정 속도와 품질을 결정짓는 ‘속도 조절자’ 역할도 합니다. 블록 제작이 지연되면 후속 공정 전체가 멈출 수 있기 때문에, 생산성과 정확성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기술이 매우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자동 용접기와 정밀 절단 로봇이 도입되었지만, 아직도 다수의 핵심 공정은 사람의 손과 눈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정 경력을 가진 선행직 기술자는 조선소 내에서 매우 귀중한 자산으로 여겨집니다.

 

조선업 의장직: 정밀함과 숙련도의 정점

조선업의 의장직은 선박의 모든 기능과 실내 환경을 구현하는 고도의 정밀 직무입니다. 이들은 선체가 조립된 이후, 엔진룸에 발전기와 냉각장치를 설치하고, 수백 km에 달하는 배관과 케이블을 배치하며, 승무원이 생활할 공간의 침대·세면대·전등 등을 조립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LNG선, 스마트선박 등 복잡도가 높은 선박이 증가하면서 의장작업의 범위와 중요도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LNG선 내부에는 -163도의 극저온을 견디는 알루미늄 합금 탱크와 단열재가 설치될수 있으며, 이 모든 작업은 수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도를 요합니다.

의장직은 대부분 선박 내부의 협소한 공간에서 작업합니다. 배의 구조상 높은 천장도 없고, 벽면과 천장이 다 곡선 형태이기 때문에 몸을 구부리고 들어가야 하며, 조명을 따로 설치하지 않으면 어두운 곳에서 작업해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면에 따라 배관을 정확히 배치하고, 계측 장비를 활용해 수평·수직 정렬을 맞춰야 합니다. 이처럼 고된 조건 속에서도 높은 집중력과 꼼꼼함이 요구되므로, 의장직은 신체적·정신적 피로도가 모두 높은 고숙련 직무로 평가됩니다.

특히 전장 의장팀은 조타 장치, 엔진 제어, 항해 계측 장비, 조명, 발전기 연결 등 전기 관련 작업을 담당합니다. 이는 일반 전기 기술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설계 해석과 고압 제어 기술을 요하기 때문에 전기기사 자격증, 배선 관련 경력이 요구되기도 합니다. 또한, 일부 의장직은 시운전까지 참여하여 설비의 작동 여부를 직접 테스트하고 오류를 수정합니다. 이는 제품의 완성도를 높이는 마지막 책임자로서, 기계적 이해도와 시스템 통합 능력이 모두 필요한 고난도 업무입니다.

 

조선업에서 어떤 직무가 더 힘들까

의장직과 선행직 중 무엇이 더 힘든지는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신체적으로는 선행직이 더 힘들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습니다. 이는 대부분의 작업이 도크와 실외에서 이루어지고, 무거운 강재와 고열 환경 속에서 장시간 반복되는 육체노동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고소작업이나 밀폐공간 용접은 단순히 힘들다기보다 위험 요소까지 함께 존재합니다. 때문에 안전교육 이수와 보호장비 착용이 필수이며, 긴장 상태에서 일해야 하는 날이 대부분입니다.

반면, 의장직은 정신적인 피로도가 높습니다. 도면을 해석하고 수많은 배관과 설비를 일정한 규격과 간격에 맞춰 설치해야 하며, 복잡한 선박 구조로 인해 작업 환경이 협소하고 통풍이 나쁘며 반복적입니다. 특히 같은 공간에서 여러 작업자가 동시에 작업하는 경우 충돌이 발생할 수 있어 협업 능력도 중요합니다. 또 실수가 발견되면 후속 공정 전체를 되돌려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작은 실수에도 큰 책임이 따릅니다.

따라서, 조선업에 진입하려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성향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체력과 외부 환경 적응력이 강한 사람이라면 선행직이 맞을 수 있고, 정밀 작업과 도면 해석, 협업 능력에 자신 있다면 의장직이 더 잘 맞을 수 있습니다. 특히 두 직무 모두 일정 경력을 쌓으면 반장, 기술사, 품질검사원, 설계 전환 등 다양한 커리어 경로로 확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조선업은 단순한 생산 산업이 아니라, 수천 개의 부품과 기술이 집약된 거대한 프로젝트 산업입니다. 그 중심에서 의장직과 선행직은 각각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전체 완성도를 끌어올리는 주역이자 동반자입니다. 어느 한 쪽이 빠져도 선박은 완성될 수 없으며, 두 직무 모두 조선업의 현장을 움직이는 필수 톱니바퀴라 할 수 있습니다.